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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의봄

서촌 부르크보드


서촌 부르크보드


서촌사람 인터뷰④ 유동녘


서촌의봄이 유동녘 대표와 인터뷰한 후 주요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서촌 누하동에 위치한 '부르크보드'는 햄버거의 가장 정확한 맛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 목 차 =


■ 서촌


■ 부르크보드?


■ 햄버거


■ 요리&조리


■ 유동녘에 대해


■ 그 밖의 이야기들


■ 인터뷰를 마치며


 

(서촌의봄)

오늘 좀 피곤해 보이는데 어제 무슨 일이 있었나요?

(유동녘)

원래 잠을 잘 못 자는 편이에요. 화요일에는 단체 주문이 있어서 월요일(휴무일)에도 나와야 했어요.

(서촌의봄)

그 여파로?

(유동녘)

네 그게 아무래도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서촌의봄)

단체 주문이 얼마나 들어왔죠?

(유동녘)

140개 정도 주문을 하셨어요.

(서촌의봄)

와 그거 만드는 데 얼마나 걸렸어요?

(유동녘)

조리 시간만 따지면 2시간 30분 정도 걸렸던 것 같고요. 준비하는 것까지 하면 말하기 어렵죠 (웃음)

(서촌의봄)

세상에 공짜는 없네요 (웃음)

(유동녘)

네 그렇죠. 체력을 갈아 넣은 거죠.



■ 서촌




(서촌의봄)


그러면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다른 지역이 아닌 서촌에 매장을 낸 이유가 있을까요?


(유동녘)


서촌에서 의경(의무경찰)으로 복무해서 외출 등을 통해 자주 접한 동네다 보니까


(서촌의봄)


친숙해서?


(유동녘)


네 친숙함이 컸고 친구들 만날 때도 서촌에서 만나고 그랬는데 그런 면이 아무래도 크게 작용한 것 같아요.


(서촌의봄)


서촌 어디를 자주 갔었나요?


(유동녘)


대충 유원지라고 카페가 있는데 자주 갔었던 것 같아요.


(서촌의봄)


서촌에 대한 두 번째 질문입니다. 서촌에 온 지가 1년이 채 안되었는데 서촌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이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유동녘)


인식의 변화가 조금 생긴 것 같아요. 외지인으로 방문할 때는 고즈넉하고 편안한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일주일에 6일씩 지내다 보니까 똑같이 사람 사는 동네구나 싶더라고요.


(서촌의봄)


방문객으로 왔을 때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았다면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사람이 많아야지 매출이 오를 수 있으니까 상충하는 면이 있겠네요.


(유동녘)


네 그렇죠.



(서촌의봄)


서촌에 대한 마지막 질문입니다. ‘코리아나 제화점’이란 신발 가게가 있는데 그 사장님이 서촌에서 50년째 매장을 운영하세요. 저한테 유동녘 대표가 서촌에서 태어났다고 정보를 주셨는데 맞는지?


(유동녘)


제가 태어난 건 아니고 아버지가 태어나시고 오래 사셨죠. 제가 알기로는 20대까지.


(서촌의봄)


어디서요?


(유동녘)


코리아나 제화점 골목 들어가면 오른쪽에 4층 건물이 있어요.


(서촌의봄)


그게 ㅇㅇ음악학원이 있던 건물 같은데요.


(유동녘)


네 맞아요. 거기가 원래 1층 짜리 건물인데 거기서 쭉 사셨죠.


(서촌의봄)


아 그렇구나. 코리아나 사장님이 본인의 해석으로 조금 더 나아가신 거네요.


(유동녘) (웃음)



 


■ 부르크보드?



부르크보드

(서촌의봄)


햄버거집 이름이 ‘부르크보드’인데 어떻게 지은 건가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유동녘)


처음 구상했던 상호는 ‘부르크’ 였어요. 그런데 상표권 출원을 진행하다 보니까 안된다고 해서


(서촌의봄)


이미 있으니까?


(유동녘)


그게 독일의 지명을 뜻하는 거라서 그런 단어는 단독으로 출원이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서촌의봄)


보통 명사라서?


(유동녘)


네. 그래서 앞이나 뒤에 뭐를 붙여야 해서 어감이 좋길래 보드를 붙였어요.


(서촌의봄)


네.


(유동녘)


제가 어떤 키치(여기서는 B급 문화 혹은 감성의 뜻으로 쓰임)한 영어 문장을 하나 봤어요. '킬러스 킬 디자이너스 디자인' 인데, 그게 너무 멋있어서 버거를 생각하다 보니까 버거도 er로 끝나잖아요?


(서촌의봄)


네 그렇죠.


(유동녘)


er을 뺏더니 독일식 발음으로 ‘부르크’가 되죠. 제가 가게를 해야겠다 생각할 때부터 상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좀 센 발음 있잖아요? 된 발음이라고 해야 하나요? ㅋ이나 ㅌ이 들어가야 기억에 쉽게 남는다고 생각을 해서 ‘부르크’ 하면 그 조건에도 부합해서 하게 됐어요.


(서촌의봄)


이름을 짓게 된 재미있는 과정이었네요. 저는 ‘부르크보드’를 인터넷에서 한 번 검색해봤거든요. 무슨 뜻인지 몰라서. 비슷한 이름의 보드게임이 있어서 거기서 따왔나 생각했었어요.


(유동녘) (웃음)


부르크보드

(서촌의봄)


부르크보드에 대한 두 번째 질문입니다. 음식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맛이죠. 맛을 포함해서 부르크보드를 운영하는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다면?


(유동녘)


맛있으면 사람들이 어떻게든 알아준다고 생각했는데 장사를 하다 보니까 마케팅이 못지않게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맛이랑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촌의봄)


고객 접대 같은 것도 중요하죠?


(유동녘)


네 그렇죠. 찾아오는 손님들한테 친절하게 해야 하니까.


(서촌의봄)


현재 매출 면에서 어떤가요? 처음보다 고객이 늘고 있나요?


(유동녘)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오셨던 분들이 다시 찾아주시는 풀이 넓어지다 보니까 고객은 처음보다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 것 같아요.


(서촌의봄)


처음에 기대했던 거에 못 미치지는 않나요?


(유동녘)


네 기대했던 궤도에는 아직 오르지 못한 것 같아요.



(서촌의봄)


알겠습니다. 부르크보드 매장에 대한 마지막 질문입니다. 첫 창업으로 알고 있는데 사업을 시작하며 어떤 점들이 어려웠나요?


(유동녘)


마케팅이나 홍보 면에서 제일 어려웠던 것 같아요. 어떤 루트를 통해서 알려야 될지 경험해본 적이 없으니까.


(서촌의봄)


전공도 마케팅이나 그런 게 아니잖아요?


(유동녘)


네. 이후에는 기름이나 야채, 빵, 고기를 공급 받을 수 있는 업체들을 찾아보는 거?


(서촌의봄)


거래처와 협력적인 관계를 맺는?


(유동녘)


네. 다른 가게에서 일할 때는 이미 세팅이 돼 있으니까 어렵지 않았는데 새로 하다 보니까 그런 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 요즘 요식업계가 구인에 어려움을 겪는 추세라서 구인 관련해서도 조금 어려웠던 것 같아요.


(서촌의봄)


앞으로도 어려울 수 있겠네요 장사가 잘될수록?


(유동녘)


맞아요.



 


■ 햄버거



나세마소

(서촌의봄)


세상에 요리가 참 많죠? 그중 햄버거를 택했는데 어떤 이유나 계기가 있었나요?


(유동녘)


2017년 3월에 혼자 유럽으로 배낭 여행을 한 달 정도 떠난 적이 있어요.


(서촌의봄)


직장을 다니지 않았나요?


(유동녘)


군대 가기 위해 휴학을 한 상태였어요.


(서촌의봄)


네.


(유동녘)


체코 프라하에 ‘나세마소(Nase Maso)’라는 햄버거집이 있어요. 사실 햄버거집은 아니고 정육점인데 판매하는 정육 고기들을 이용해서 햄버거, 스테이크, 샌드위치 종류를 판매하는 곳이에요. 거기서 햄버거를 먹었을 때 한국에서 먹던 거랑 차원이 다른 느낌이어서 충격을 받고 햄버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어요.


(서촌의봄)


그 가게는 어떻게 알고 갔어요?


(유동녘)


해외여행을 가면 구글맵으로 찾아보는 게 대다수인데 평점이 높은 곳을 찾아봐서 간 것 같아요.


(서촌의봄)


구글 평점이 비교적 정확하더라고요. 어떤 점에서 한국에서 먹었던 햄버거랑 달랐나요?


(유동녘)


당시 한국은 야채가 많이 들어가거나 높게 쌓는 유형의 햄버거들이 인기를 끌던 때인데


(서촌의봄)


네 먹기 불편하게


(유동녘)


야채도 적양파랑 피클밖에 안 들어가고. 엄청 단순한데 그 단순함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느낌의 햄버거였어요. 그래서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서촌의봄)


재료는 그렇다 치고 맛은 어땠어요?


(유동녘)


어떤 식으로 묘사해야 할까요?


(서촌의봄)


새로움?


(유동녘)


그렇죠. 먹어 본 적 없는 맛이었어요. 햄버거를 먹는 게 아니라 빵 사이에 간 고기로 만든 스테이크를 먹는 느낌이었어요. 소스도 조연 역할만 했고 오로지 고기를 위한 햄버거 같은 느낌이었어요.


(서촌의봄)


똑같지는 않겠지만 부르크보드 햄버거의 원형이 체코 프라하에서 먹었던 그 햄버거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유동녘)


네 그렇죠. 영향을 많이 받았고 원형이라고 볼 수 있죠.



(서촌의봄)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그걸 가지고 장사를 하면 질려서 잘 안 먹을 것 같아 여쭤보는데요. 요즘도 햄버거를 자주 먹는지?


(유동녘)


일하는 날에는 점심을 먹을 시간이 없으니까 주에 세 번 정도는 먹는 것 같고요.


(서촌의봄)


부르크보드 햄버거를요?


(유동녘)


네. 다른 가게 햄버거들은 제가 월요일에만 쉬니까 자주 먹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서촌의봄)


고객한테 판매되는 햄버거랑 본인이 식사용으로 먹는 게 똑같아요? 아니면 좀 다르게 제조를 하나요?


(유동녘)


같은 햄버거를 먹어요. 가끔 메뉴를 테스트 해 본다거나 할 때 다르게 만들어서 먹어 보죠.


(서촌의봄)


간을 좀 더 세게 해서 먹는다든지 그럴 수는 있잖아요?


(유동녘)


간도 동일하게 해서 먹는 것 같아요.



(서촌의봄)


부르크보드 햄버거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어떤 건가요?


(유동녘)


‘패티와 번’인데. 패티는 육즙과 육향이 느껴져야 하고요.


(서촌의봄)


고기 본연의 맛이 느껴져야 한다는 거죠? 웰던으로 하면 안되겠네요.


(유동녘)


너무 익히면 고기가 딱딱해지죠. 그리고 번(햄버거빵)은 부드러운 식감이어야 하고요.


(서촌의봄)


네 알겠습니다.



 


■ 요리&조리



(서촌의봄)


요리에 언제부터 관심이 있었나요?


(유동녘)


요리를 하고 싶다고 생각한 건 중학교 때였던 것 같아요.


(서촌의봄)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만화책을 본다든지 아니면 요리를 직접 해 본다든지.


(유동녘)


페이스북에서 외국의 다이닝 주방을 찍은 동영상을 봤었어요. 조용한 분위기인데 다들 치열하게 일하는 게 너무 멋있어서 꿈을 가지게 됐던 것 같아요.


(서촌의봄)


예를 들면 미슐랭 가이드에 나올법한 레스토랑 주방에서 분야별로 일하는 그런 느낌인가요?


(유동녘)


네.


(서촌의봄)


중고등학교 때 직접 요리도 해보고 그랬나요? 아니면 그럴 기회가 없었나요?


(유동녘)


따로 기회는 없었던 것 같아요. 집에서 해 먹으려고 해도 돈이나 재료도 없고.


(서촌의봄)


요리하고 있으면 공부나 하라고 할 게 뻔하니까.


(유동녘) (웃음)


(서촌의봄)


사전 인터뷰에서 확인한 건데 호텔 조리과를 나오셨어요. 수업 대부분이 실기인가요? 어떤 걸 배웠나요?


(유동녘)


80% 정도가 실기 수업이었던 것 같아요. 나머지 수업들도 위생이나 주방과 관련된 수업이었고요. 초기에는 한식, 중식, 양식, 일식, 제과, 제빵을 포괄적으로 다 배웠고요.


(서촌의봄)


네.


(유동녘)


다 배우고 나면 특화해서 배우는 건 아니고 종목마다 조금 더 심화한 내용을 배웠어요. 예를 들어 한식이면 궁중 요리라든지 조금 더 깊게 들어가서 배우는 과정들이었어요.


(서촌의봄)


본인이 특히 잘 한다거나 흥미가 있던 분야가 있었나요?


(유동녘)


좀 자랑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다 잘했어요 (웃음) 다 재미있었고.


(서촌의봄)


네.


(유동녘)


특히 재미있었던 건 학교 다닐 때는 중식이었어요. 웬만하면 맛있게 나오니까. 실기 수업이 끝나면 다 같이 먹거든요.


(서촌의봄)


주변에서 맛있다고 그랬겠네요?


(유동녘)


네 그렇죠.


(서촌의봄)


햄버거에 빠지지 않았다면 중식당을 했을 수도 있겠네요?


(유동녘)


아니오 (웃음)


(서촌의봄)


네 알겠습니다. 광화문 쪽에 위치하죠? 서울경찰청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한 걸로 알고 있어요. 지원한 건가요? 그때의 경험이 햄버거집 운영에 도움이 되나요?


(유동녘)


네 의무 경찰은 다 지원제로 뽑아요. 취사조리 특기병을 따로 뽑는 전형이 있길래 그쪽으로 지원해서 들어가게 되었어요.


(서촌의봄)


네.


(유동녘)


햄버거집 운영에 도움이 되는 건 크게 없는 것 같아요. (웃음) 아무래도 서울 청사에서 근무하다 보니까 조리를 하는 직원도 따로 있고 대원들 같은 경우는 칼질이나 설거지 같은 일을 주로 해서 큰 도움은 되지 않은 것 같아요.


(서촌의봄)


외부에서 보는 거랑 다른 점이 있네요. 칼질이 좀 더 능숙해졌다? 그 정도의 도움은 됐겠네요.


(유동녘)


네 맞습니다.



(서촌의봄)


혼자 사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음식을 주로 먹나요?


(유동녘)


음식을 만들어 먹을 때는 파스타나 고기 굽는 간단한 것을 주로 합니다. 요즘은 만들어 먹는데 시간도 소요되고 하니까 배달로 많이 먹는 편이에요.


(서촌의봄)


친구들이 방문할 때는?


(유동녘)


그럴 때도 파스타나 간단한 것 위주로 요리해주고 있어요.


(서촌의봄)


파스타를 굉장히 빨리 만들 수 있나 봐요?


(유동녘)


파스타는 재료 손질하고 면만 삶아지면 거의 완성할 수 있으니까.


(서촌의봄)


어떤 파스타를 주로 하나요?


(유동녘)


기본적인 것들이죠. ‘까르보나라’나 ‘알리올리오’ 처럼 재료가 많이 안 들어가고 간편하고


(서촌의봄)


많은 재료가 들어가야 영양가가 풍부한데 올리브 오일만 넣고 하면 그냥 면만 먹는 거잖아요?


(유동녘)


네 그렇죠 (웃음)


 


■ 유동녘에 대해



(서촌의봄)


호텔 조리과를 졸업한 후에 호텔이나 큰 기업에 취업하지 않고 여러 일들을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일을 했고 왜 그랬나요?


(유동녘)


졸업 후에 요리 쪽으로 바로 뛰어들지 않은 이유는 요리를 업으로 삼은 이상 평생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제대로 시작하기 전에 여러 경험을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라(SPA브랜드)나 CGV(영화관), 카페에서 일해본 면이 있어요.


(서촌의봄)


네.


(유동녘)


호텔이나 단체 급식 같은 대기업에 취업하지 않은 이유는 저는 요리라는 행위 자체를 좋아하는데, 호텔이나 단체 급식은 요리를 하긴 하지만 좀 기계적이고 회사에 가까운 느낌이어서 그런 쪽은 생각을 안 했어요.


(서촌의봄)


부르크보드 매장 한쪽에 ‘장정일, 양귀자, 전경린’ 같은 작가들의 책이 있던데 본인 책인가요?


(유동녘)


네 제가 읽던 책들을 가져다 놓은


(서촌의봄)


소설을 좋아했었나 봐요?


(유동녘)


소설이나 산문, 수필 등 분야 가리지 않고 책 읽는 걸 많이 좋아했어요.


(서촌의봄)


CGV에서 스태프로 일할 때 영화를 많이 봤나요?


(유동녘)


아무래도 많이 봤죠. CGV에서 일하면 매달 10편 영화를 공짜로 볼 수 있어서 개봉하는 영화들은 대부분 챙겨봤던 것 같아요.


(서촌의봄)


최근 본 영화 중에 좋았던 영화가 있나요?


(유동녘)


최근에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라는 영화가 있는데


(서촌의봄)


처음 듣는데요. 최근 개봉한 영화인가요?


(유동녘)


한두 달 전에 개봉했어요. 미국 내 중국 이민자들에 대한 영화에요. 멀티버스(다중우주)를 소재로 하고 있어서 정신없고 복잡한 영화인데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영화였어요. 그 외에도 제가 좀 마이너한 취향이어서 보통 영화관에 없는 영화를 많이 보고 있어요.


부르크보드

(서촌의봄)


그런 마이너한 취향이 부르크보드 햄버거집에 반영된 점도 있나요?


(유동녘)


반영된 것 같아요.


(서촌의봄)


어떤 점이요?


(유동녘)


보통 한국에 있는 햄버거집을 생각하면 미국 뒷골목에 있을 법한 힙한(최신 유행) 인테리어에 힙합 음악이 나오고 흥이 넘치는 버거집들이 많은데, 저희 가게는 그와는 좀 동떨어진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음악도 잔잔하고 편안한 음악들을 주로 틀어 놓는 편이거든요.


(서촌의봄)


네 알겠습니다. 휴무일에는 어떻게 지내나요?


(유동녘)


월요일이 정기 휴무라서 그 요일에만 쉬고 있습니다. 일주일 간 밀린 피로를 푸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피로를 푸느라고 늦게 일어나고 나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더라고요.


(서촌의봄)


장사가 엄청 잘되면 휴무일을 이틀이나 삼일 정도로 늘리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유동녘)


앞으로 장사가 더 잘되면 월요일도 오픈할 생각이에요.


(서촌의봄)


아..


(유동녘)


사람을 추가 구인 해서 몇 명일지 모르겠지만 그 인원들로 로테이션을 돌아가면서 매장 휴무 없이 돌아가게 하는 게 목표에요.


(서촌의봄)


장소를 공짜로 쓰는 것도 아닌데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게 맞겠네요. 여가 활동 하는 게 있나요?


(유동녘)


가끔 영화를 보고 요즘은 풋살을 합니다.


(서촌의봄)


풋살이 뭔가요?


(유동녘)


축구랑 비슷한데 축구가 11대 11로 하는 거라면 풋살은 6:6이나 5:5 정도로


(서촌의봄)


경기장 자체가 좀 작나요? 미니 축구라고 보면 되겠네요?


(유동녘)


네 맞습니다. 매달 요일이 바뀌어 지난달에는 수요일에 했고 이번달은 월요일에 하고 있습니다.


(서촌의봄)


시간이 중요할 것 같은데 할 수 있는 시간대에 하는 건가요?


(유동녘)


그게 오후 10시부터 12시까지 하고 있거든요.


(서촌의봄)


퇴근해서 가면 되겠네요?


(유동녘)


네.



(서촌의봄)


개인 유동녘에 대한 마지막 질문입니다. 현재 이십대라 햄버거집을 하는 것 외에 또 다른 인생을 경험할 것 같아요. 가까운 미래일 수도 있고 몇십 년 후 미래일 수도 있는데 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유동녘)


결혼하고 세계 여러 곳을 다녀보고 싶어요. 그 사람과 함께.


(서촌의봄)


여건이 된다면?


(유동녘)


네 그렇죠. 그 외에는 자연 속에서 조그마한 에어비앤비 같은 공간을 운영하면서 투숙객들에게 햄버거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웃음) 원할 시에 아침이든 저녁이든.


(서촌의봄)


그것도 괜찮네요. 한적한 시골이나 숲 속 숙소에서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면 훨씬 맛있을 것 같은데요?


(유동녘)


네 그렇죠.



 


■ 그 밖의 이야기들



부르크보드

(서촌의봄)


부르크보드 매장 공간을 이용해서 이벤트를 계획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주변 가게를 운영하는 분들이나 서촌 작가 분들의 작품(책, 사진, 그림 등)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려는 건가요?


(유동녘)


네 맞습니다. 사진작가 분들이나 그림을 그리시는 분들이 작품을 보여주고 싶어도 전시 공간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알고 있어요. 저희는 그 분들에게 공간을 무료로 제공해드리고 사람들이 그런 걸 보고 찾아올 수 있게끔 하는 걸 계획하고 있어요.


(서촌의봄)


이미 시작한 것 아닌가요? 사진이 좀 있는 것 같은데요?


(유동녘)


정식으로 시작한 건 아닌데 저희 직원 분이 사진을 찍으시던 분이어서 그걸 시작으로 진행하려고 하고 있어요.


(서촌의봄)


지금 벽에 전시된 게 직원 분이 찍은 사진인가요?


(유동녘)


직접 찍으신 사진이에요.



(서촌의봄)


네 그렇군요. 두 번째 질문입니다. 부르크보드 운영과 관련해서 변화를 생각하고 있는 게 있나요? 예를 들어 메뉴의 경우 파스타를 잘할 것 같은데 저녁에 파스타 메뉴를 한두 개 도입할 생각은 없나요?


(유동녘)


서울의 여러 햄버거집도 그런 식으로 운영하는 곳이 있거든요. 점심은 햄버거를 팔고 저녁은 바 같은 형태로 운영을 한다던가. 만약 저녁에 파스타나 다른 메뉴를 하게 된다면 삽화(글의 내용을 보충하기 위해 첨부한 그림) 같은 느낌이 들것 같아요.


이번달부터 스테이크 샌드위치라는 신메뉴가 추가된 상태에요. 호불호는 갈리지만 반응이 대체로 좋은 편이어서 샌드위치 메뉴를 한두 개 정도 추가할 생각은 있어요.


(서촌의봄)


차가운 샌드위치가 아니라 좀 뜨거운 거죠? 약간 파니니 식으로


(유동녘)


네.


(서촌의봄)


신메뉴인 스테이크 샌드위치를 한번 먹어봤는데 안에 많이 든 게 부추인가요?


(유동녘)


‘이탈리안 파슬리’라는 허브에요.


(서촌의봄)


아 재료명을 몰랐어요.


(유동녘)


햄버거 메뉴도 한 개 정도 추가를 계획하고 있어요.


(서촌의봄)


어떤 걸 생각하고 있나요?


(유동녘)


지금 햄버거들에 들어가는 소스는 수제 마요네즈인데, 가게 오픈 전 시범 운영 때는 다른 소스를 썼었어요.


(서촌의봄)


마요네즈 베이스가 아닌가 봐요?


(유동녘)


마요네즈가 들어가긴 하는데 다른 재료들이 더 많이 들어가서 다채롭고 복합적인 맛이 나는 소스에요.


(서촌의봄)


신메뉴는 과거에 한번 사용했던 소스를 이용한 햄버거가 되겠네요. 언제쯤 나오나요?


(유동녘)


출시 일시는 아직. 올해 내로 출시 계획 중입니다.


(서촌의봄)


생각은 있는데 피곤해서 빨리 실행을 못하나 봐요 (웃음)


(유동녘) (웃음)


부르크보드

(서촌의봄)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 질문이랑 약간 중복되는데 ‘부르크보드’ 와 ‘개인 유동녘’ 의 바람이 있다면 각각 하나씩 얘기해주세요.


(유동녘)


부르크보드에 대한 바람은 제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말이 있거든요. 저희 햄버거를 드시는 분들이 ‘정확과 근사’ 하다고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근사가 멋있다는 뜻도 있지만 ‘근삿값’ 이란 말이 있잖아요? 가장 정확에 가깝게 간 햄버거라고 먹어 본 사람들이 기억을 해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서촌의봄)


그렇게 표현해주는 손님도 계시나요?


(유동녘)


그 단어 자체를 말씀하시는 손님은 없는데 맛있다는 표현을 많이 해 주셔서 힘을 얻고 있죠.


(서촌의봄)


부르크보드 햄버거의 목표네요. 다시 한번 말씀해주세요.


(유동녘)


어법에는 맞지 않는데요. ‘정확과 근사’함.


(서촌의봄)


정확에 근접한 햄버거?


(유동녘)


완벽한 음식이라는 게 세상에 존재하기 어렵거든요.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고 선호하는 간도 다르고 해서요. 그래서 완벽이라는 말은 쓰지 못하지만 사람들이 햄버거 하면 떠올리는 가장 정확한 맛을 추구하고 있어요.


(서촌의봄)


거기에 근접하고 손님들도 그렇게 평가해주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런 말씀이네요?


(유동녘)


네.


부르크보드

(서촌의봄)


개인 유동녘은 어떤 바람을 갖고 있나요? 앞서 여행과 에어비앤비(햄버거를 제공하는)를 말씀하시긴 하셨어요. 다른 바람이 또 있다면?


(유동녘)


최종적인 바람이 있죠. 살아 있을 때는 볼 수 없는 건데 제가 죽었을 때 장례를 치르잖아요? 그때 찾아주신 분들한테 햄버거를 드리고 싶어요 (웃음)


(서촌의봄)


유언하면 가능한 건가요?


(유동녘)


그렇죠. 결혼을 했다면 가족에게 말할 거고, 혼자 살다 그렇게 되면 친구나 유서에 그렇게 적어두겠죠.


(서촌의봄)


그런 정도로 햄버거를 생각한다면 햄버거가 본인 인생에 가진 의미가 남다른 것 같은데 왜 그렇죠?


(유동녘)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햄버거라는 음식이 감자튀김과 탄산음료를 빼면 거의 모든 영양소가 갖춰진 음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탄수화물의 경우는 빵이 있고, 단백질은 고기가 들어가고, 그 다음에 야채가 들어가고. 외국에서는 빅맥으로만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죠.



(서촌의봄)


보통 햄버거는 불완전 식품이라고 여기는데 그게 아니라는 거네요?


(유동녘)


네. 또 하나의 이유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혼자 사는 게 참 어렵잖아요? 어떤 관계가 됐던 누군가와 같이 살아가는데 사람들 간의 화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햄버거 하면 부분의 합이 전체보다 크다는 말이 자주 떠오르거든요.


(서촌의봄)


아 네.


(유동녘)


햄버거도 여러 재료가 쌓여 조화를 이루는 음식이기 때문에 사람 사는 거랑 다른 게 없다고 생각해서 많이 좋아합니다.


(서촌의봄)


아직 20대니까 지금은 표현하신 대로 생각하지만 앞으로 살아가며 음식 경험을 더해볼 거 아니에요? 햄버거보다 더 좋아하는 음식이 생길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유동녘)


그러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이미 많은 음식들을 먹어봤고 다른 음식도 좋아하지만 그 중에 제일 좋아하는 거는 햄버거라고


(서촌의봄)


국내든 외국이든 현지 햄버거집에 가서 햄버거를 많이 먹어 보는 편인가요?


(유동녘)


네 여행지에 가면 햄버거집 한 군데는 꼭 가는 것 같아요. 제주도나 동해에 가도 햄버거집 한 군데는 꼭 들러서 먹어 보는 편이에요.


(서촌의봄)


네 알겠습니다. 준비한 질문은 여기까지입니다. 추가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유동녘)


혹시 사장님도 책 전시에 참여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서촌의봄)


작가들 책이잖아요?


(유동녘)


작가들 전시는 벽에 걸어두는 형식으로 진행되고요. 또 다른 걸 계획하고 있는데 주변 사장님들이나 직원분들이 실제로 즐겨 읽는 책을 2주 정도 가져다 두고 좋아하는 페이지를 표시해서 사람들한테 읽어 볼 수 있게 하려고요.


(서촌의봄)


고객들이 매장에 왔을 때 보는 건가요? 빌려 가거나 그런 건 아니고요?


(유동녘)


네.


(서촌의봄)


그림이나 사진은 가능하겠는데 책은 잘 모르겠네요.


(유동녘)


좋아하는 페이지에 표시를 해서 그 문구들을 따로 적어서 게시판처럼 해놓을 생각이거든요.


(서촌의봄)


네 가능합니다.


(유동녘)


감사합니다.



 


■ 인터뷰를 마치며



유동녘 대표와의 인터뷰는 부르크보드 매장에서 진행했습니다. 사전 인터뷰는 2022.11.16, 본 인터뷰는 11.24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중에 주문이 들어와 인터뷰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인 부분까지 말씀해주신 유동녘 대표에게 감사드립니다. 그에게 시 한편을 소개하며 인터뷰 글을 마치고 싶네요.



한 사람 지나가기 빠듯한 산길에 아카시아 우거져 드문드문 햇빛이 비쳤습니다 길은 완전히 막힌 듯했습니다 이러다간 길을 잃고 말 거라는 생각에, 멈칫멈칫 막힌 숲속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렇게 몇 번이나 떨면서, 가슴 조이며 우리는 산길을 내려왔습니다 언제나 끝났다고 생각한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었지요​


산길 2 (이성복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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